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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1TV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인간극장'에서 방영된 '사랑한다면 이들처럼'은 2011년 방송 이후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남아 있습니다. 척추성 근위축증을 앓고 있는 희숙 씨와 그녀의 곁을 지킨 남편 영일 씨의 사랑 이야기는 단순한 감동을 넘어, 많은 시청자들에게 진정한 사랑과 인생의 의미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방송이 나간 지 10년이 넘은 지금, 그 가족의 이야기가 여전히 검색되고 회자되는 이유를 살펴보면, 그것은 단순한 과거에 대한 호기심을 넘어 현재와 미래에 대한 절실한 궁금증이었습니다.

척추성 근위축증과 마주한 삶
희숙 씨는 생후 6개월 때 척추성 근위축증 진단을 받았습니다. 이 질환은 척추 신경이 손상되면서 근육이 점차 약해지고 마비되는 희귀 유전질환입니다. 희숙 씨는 평생 한 번도 자신의 다리로 걸어본 경험이 없었습니다. 타인의 도움 없이는 일상의 가장 기본적인 활동조차 불가능한 상황에서, 휠체어에 의존하며 외로움과 절망 속에 살아가야 했습니다. 그러나 바로 이 절망 속에서 한 남자와의 만남이 인생을 바꾸게 되었습니다.

봉사 현장에서 시작된 운명
영일 씨는 복지관의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하다가 빨간 셔츠를 입고 있던 희숙 씨를 보고 한눈에 마음을 빼앗겼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친절한 봉사자였던 영일 씨가 시간이 지나면서 희숙 씨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어갔습니다. 두 사람의 사랑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1급 장애를 가진 여성과 비장애 남성의 연애라는 현실 앞에서 주변의 시선은 차갑고 냉정했으며, 양가 부모님의 반대도 심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서로를 믿으며 결혼에 이르렀습니다.

생명을 건 선택, 그리고 두 아이
방송에서 가장 감동을 주었던 부분 중 하나는 희숙 씨의 출산입니다. 중증 장애를 가진 여성의 출산은 의학적으로 큰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결정이었습니다. 희숙 씨는 이러한 위험을 감수하고 아들 도영이(당시 4세)와 딸 예진이(당시 2세)를 건강하게 낳아냈습니다. 두 아이는 장애를 뛰어넘은 부모의 사랑이 만들어낸 기적이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고통스러웠습니다. 희숙 씨는 기저귀 한 번 갈아주지 못하는 엄마라며 눈물지었습니다. 한편 영일 씨는 우유배달, 식자재배달 등 여러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생계를 이어갔습니다. 하루에 4시간도 제대로 자기 어려운 상황에서, 정직원으로 취업할 수 없었던 이유는 아이들을 돌봐야 했기 때문입니다. 희숙 씨가 방송에서 말했던 "평범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바람은 얼마나 절실했을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 후의 이야기
방송이 나간 2011년 당시 도영이는 4살, 예진이는 2살이었습니다. 따라서 2024년 현재 두 아이는 각각 17살과 15살로 성장했을 것입니다. 많은 시청자들은 그들이 어떻게 성장했는지, 그 가족이 얼마나 더 견뎌낼 수 있었는지 궁금해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야기는 슬픈 방향으로 흘렀습니다.
희숙 씨는 2022년 3월 코로나19 확진 후 재택치료를 받던 중 상황이 악화되었습니다. 중증 장애로 인해 폐 기능이 원래부터 약했던 희숙 씨는 고열과 호흡곤란 등 증상이 빠르게 심해졌습니다. 당시 의료 자원 부족과 재택치료 정책으로 인해 제때 입원하지 못했고, 확진 5일 만에 대학병원 응급실에 도착했으나 도착 8시간 만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희숙 씨는 당시 49살이었습니다.
더욱 가슴 아픈 것은 격리 조치로 인해 영일 씨가 아내의 마지막 순간을 함께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영일 씨는 "가둬놓고 죽인 거나 다름없다"며 깊은 슬픔과 분노를 토로했습니다.

남겨진 가족의 현재
이후 영일 씨와 두 자녀는 공인중개사 사업을 시도하기도 했으나,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영일 씨는 아내를 잃은 충격 속에서도 청소년이 된 두 아이를 키워내야 했습니다. 아이들은 아버지의 슬픔을 알기에 어머니 이야기를 꺼내지 않으려 애썼습니다. 당시 4살과 2살이었던 아이들이 이제는 부모의 사랑과 결손을 온전히 이해하는 나이가 되었고, 그들은 부모가 보여준 사랑과 책임감이 무엇인지를 몸으로 배웠을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KBS 인간극장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그후'를 검색하는 이유는 단순한 호기심이 아닙니다. 그것은 진정한 사랑이 어떻게 현실과 맞닥뜨렸는지, 그리고 그 가족이 견딜 수 있었는지에 대한 진심어린 관심입니다. 희숙 씨와 영일 씨의 이야기는 완벽하게 행복하게 끝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함께 만들었던 순간들, 특히 두 아이의 탄생과 성장은 사랑이 얼마나 현실적이고 구체적인지를 보여주는 살아 있는 증거입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가슴 속에 깊은 울림으로 남아 있습니다.

